오랜만에 L오빠 부부를 만났다. 점심은 내 작업실에서 간단히 버섯동을 만들어 먹고 차를 타고 L오빠의 작업실 구경을 갔다. 일산을 벗어나 파주 초입에 있는 작업실인데, 밭과 풀들이 우거지고 낮은 산들이 곳곳에 있다. 어렸을 때 시골 친척집에 가는 기분이 들었다. 눈을 돌리면 보이는 푸른 식물들, 나무와 풀들의 냄새가 썩여 공기가 달콤하게 느껴졌다. 몇명의 작가들이 각자의 작업실에서 작업을 하며, 한 달에 한 번 모여 ...
2015.08.16 03:00:35
고정된 공간이 없다는 건 다양한 변화와 환경들 거기서 발생 하는 경험들을 받아들일 수 밖에 없는 사고 방식을 만들어 낸다. 지금 상황이 불안하지만은 않은 이유가 여기에 있다고 할 수 있다.
2015.08.16 02:33:19
2점의 소품 바탕 작업을 마쳤다.원하는 만큼의 밀도는 안 나왔지만, 생각해 보니, 너무 밀도가 높아도 콘테가루가 흘러내릴 수도 있으니,적당한 거침이 좋으리라는 판단에 마무리를 했다.다른 나무 합판 드로잉에 들어가기 전에 손도 풀겸 2006년에 몇 야드 구매 해 두었던 거친 광목이 떠올랐다.마침 크기도 한 벽면을 다 덮을 수 있는 사이즈라 늦은 밤 타카로 벽면에 고정 시켰다.광목 천의 풀기가 거의 고팅 수준으로 되어 있어...
2015.08.15 05:18:42
뛰기 직전의 두근 거림잠깐 떠오를 때, 어디에도 속하지 않는 자유로움내려 앉을 때의 딱딱한 바닥에서 느껴지는 발 바닥의 통증과 또 다른 의미의 안정감반복적 점프 후의 균형 감각의 흐트러짐멍든 다리....왜 갑자기 점프에 몰입을 하게 되었는지....잠깐 잠깐씩 점프를 했는데도 온 몸이 욱씬 거린다.한 동안 잠잠했던 허리 통증까지...점프도 요령이 있을텐데, 원하는 점프 사진을 얻기 위해 타이머 10초에 연속3컷을 설정 해 ...
2015.08.15 05:07:49
바탕재 사포질을 했다. 작은 합판 2개를 하는데도, 땀방울이 가슴을 타고 옷에 스며든다. 땀을 흘리면 기분이 좋아진다. 마감실 안은 미세한 나무 가루들이 뽀얗게 뒤덮인다. 여름이라 까맣게 탄 살들에 내려 앉은 가루들 덕분에 분칠을 한 것만 같다. 여름이 가기 전, 시원한 식혜를 먹기 위해 물에 불려 놓은 엿기름을 짜서 흰 쌀밥에 부어 발효를 시키는 중이다. 당장 꺼내서 얼음을 동동 띄워 마시고 싶다. 사포질을 마치고 젯...
2015.08.14 04:03:16
꿈 속에서 소리를 지르거나, 격하게 울부짓다, 잠에서 깬다. 분명 꿈에서는 꿈이라는 것을 인식하지 못하는데, 깨기 직전엔 소리를 입 밖으로 내는 것에 놀라서 깨어난다. 이러한 꿈들이 마음의 무게감을 덜어주는 역할을 하는 것인지, 연속으로 이런 꿈을 꾸고 나면 오히려 심리적으로 평온해 진다. 하지만 여럿이 쓰는 작업실에서 잠꼬대를 하는 건 어무래도 신경쓰인다. 오늘은 좀 편안한 꿈을 꿨으면 좋겠다. 이왕이면 배경은 ...
2015.08.14 03:49:30
이번엔 드로잉을 나무판에 바로 그려내기 위해 나무판 밑 작업을 했다.단순한 일이었고, 시간도 많이 들이지 않았다. 더운 것도 아니었고, 땀도 살짝 나왔을 뿐인데....몸이 넉 다운 되어 쇼파에 앉아 쉬다 잠들어 버렸다. 있을 수 없는 일이다. 마치 고된 노동을 해서 쓰러져 잠들어 버린 것처럼 언제 눈을 감고 잠든지도 모르겠다.분명 체력은 상당히 좋아졌는데....정신력을 이용한 체력 활용도가 꽤 좋은 편이라는 것에 자부심...
2015.08.13 02:02:02
4개의 그릇 속엔 담기지 않는다.가득 무언가를 부어봐도, 쌓아서 담아 보아도, 그릇이 비어 버린다.갈라진 틈도 없고, 겉 보기에 멀쩡한 그릇이 그릇 역할을 못한다.혹시나 하는 마음에 몇년 동안 들고 다니다가 오늘에서야 마음을 정리하고, 버리기로 결심했다.몇년이라는 시간 동안 정이 들만도 할텐데, 그릇으로써 아무런 역할도 못하고, 이사할 때나 펼쳐서 그 모습을 보이니그렇게 정이 들지도 않았나 보다.오히려 짐이 줄어서...
2015.08.13 01:43:05
빛이 사라지고 있다.서둘러 길을 따라간다.숲길 사이로 비치는 도시의 가로등 불빗들이 하나 둘씩 숲 주변을 밝힌다.큰 나무들로 우거진 숲길을 시간이 더 빠르게 움직이듯 어둠이 찾아온다.조그만한 파리들이 까만 점으로 눈안으로 들어온다.안구에 조그마한 모래가 부딪히는 듯하다. 기분이 영 좋지 않다.손으로 눈을 비벼 파리를 꺼내 보지만, 개운하지 않다.어쩌면 파리의 내장 일부가 눈 어딘가에 흘려져 있다, 눈물과 함께 빠...
2015.08.11 21:48:30
하루종일 졸립다.잠을 깨려고 몸도 움직여 보고, 산책도 다녀왔지만, 여전히 졸립다.수면제를 먹은 것 마냥 머리만 베게에 데면 언제든지 잠들 기세다.세탁기에 넣어 놓은 빨래더미를 빼 낼 때까지는 견뎌야 한다.왜 하필 오늘 늦은 시간에 세탁기를 돌린 걸까?커피도 4잔이나 마셨는데, 이제 내 몸은 카페인의 영향력을 벗어났나 보다.
2015.08.11 21:36:11
어쩌면 그 말이 맞을지도 몰라 그게 없어지는게 쉽지 않잖아. 불가능하다고 봐 단지 익숙해지고, 나눠서 숨기는 법을 알게되는거지 어느 부위를 표출 했을 때 견딜만하고, 이상하게 보이지 않고 그 세계를 살아가는 법을 말이야. 이걸 떨쳐내기 위해선 한 가지 방법 밖에 없어. 그건 대단한 용기와 결심이 필요해. 너가 속한 세계를 한 순간에 사라지게 만들 수 있는 일이야. 마법 같은 일이지! 특별한 준비는 필요없어. 마음 먹기...
2015.08.10 02:20:30
MV#100fTMD#100 2015.08.10~?.?.? 1d//1-->1w//1 하루가 짧아질지도 모르겠다. 익숙해지기 위해선 시간이 필요하다.
2015.08.09 04:33:43
할 말이 많은데, 그것들이 입 밖으로 뛰쳐 나오지 못하면 손으로 그것들을 그려낸다. 걸려내지 않은 직설적인 그림들들이 수 없이 그려지다 시적인 상징성을 지닌 그림으로 순화되면 손이 멈추고, 머릿 속에 있던 뒤죽박죽 얽힌 말들이 한 문장으로 정리가 된다. 불편한 압력들이 때로는 "왜"라는 의문을 제시하는 계기가 되고 그것을 이해해 나가기 위해서 그 압력들의 발생과 그것으로 인한 고통들에 대해 사고 하고, 나라는 개인...
2015.08.09 04:21:39
잠이 오지 않는다. 멀리서 매미소리가 창밖으로 들어온다. 간간히 지나가는 차가 달리는 소리, 늦은 시간 지나는 행인의 발걸음 소리를 들으며 어두운 천장에 시선을 고정하고 누워있다. 깨어 있는 나를 발견한 샴비가 둔탁한 점프소리를 내며 내 머리 옆으로 스르륵 몸을 기대 눕는다. 부드러운 털을 어루만져주니, 가르릉 소리를 내며 꼬리를 몸을 쭉 뻗는다. 잠이 쉽게 올 것 같지 않은 밤, 많은 생각들이 머릿 속에 떠다닌다.
2015.08.08 03:57:2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