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년 8월 샴비가 아팠다. 병원약을 꾸준히 처방받고 강제급식을 시키면서 기력이 회복되길 지켜 봤지만, 샴비 나이가 너무 많아서 인지 다시 전처럼 건강해 지는 건 무리였다. 여전히 산책을 좋아해서 나가자고 칭얼거리면 산책을 나간다. 눈빛은 살아있지만, 예전처럼 우아하고 힘찬 걸음은 아니다. 천천히 아주 천천히 걷다 지치면 주저 앉기를 반복한다. 샴비를 따라 천천히 걷다. 주저 앉으면 다시 걷고 싶어 할 때까지 안고 산...
2024.03.19 01:11:13
작년듄이라는 영화를 보았다. 별 생각없이 극장에 가서 보고 흥분되었다. 3시간 짜리 예고편을 보고 나니 궁금한 것들이 너무 많아져 버린 것이다. 관련 기사와 리뷰들을 찾아보면서도 갈증이 해소 되지 않아서 소설 전권을 구매했다. 한 장소에 오래 머무르는 상황이 아니니 꽤 두껍고 무거운 책들을 들고 다니면서 읽었다. 1편을 읽으면서 영화가 소설을 얼마나 잘 표현 해 놨는지, 읽는 내내 머리 속에서 영화 장면들이 펼쳐졌다...
2024.03.11 18:22:39
천위에 콘테로 그림을 그리는 것은 생각보다 까다롭다. 종이 표면처럼 부드럽게 그어지는 것이 아니라, 손에 어느 정도 힘을 주고 그어야 천 위에 그려진다. 손에 힘을 주고 반복적인 동작을 하다 보니, 전에 없던 팔 통증이 생긴다. 아직 그림 그릴 날들이 몇십년 남았는데 어느 순간 팔이 아파서 작업을 못하게 되면 얼마나 슬플까? 그런 슬픈 일이 생기기 전에 적정 시간을 정해 놓고 중간 중간 스트레칭을 하기로 했다. 55분 작...
2024.03.11 17:43:21
콘테 작업은 콘테와 캔버스의 마찰에 의해 발생 되는 가루 먼지들이 많다. 하루의 작업이 끝나면, 청소기로 청소를 하고, 그림 사이즈에 상관없이 한 점이 끝나면 대청소를 하게 된다. 몸에 밴 습관이 되어서 인지 그림을 끝내고 청소를 하지 않으면 작업에 마침표가 찍히지 않는 것만 같다. 청소기 솔로 매번 선반을 청소하는게 꽤 번거로웠는데, 작년에 구매한 타조먼지털이를 사용하면서 청소의 질이 달라졌다. 구석 구석 쌓인 ...
2024.03.11 17:25:49
작업실 조명을 추가로 구매 했다. 포맥스 600 시리즈 순간광 4대를 사용하며 지속광 조명이 추가로 필요해서 고독스 M300Bi 와 M600Bi를 가우포토에 직접 찾아가 시연해 보고, M300Bi 와 M600Bi 광량과 광폭 차이가 생각보다 커서 M600Bi 를 구매 했다. MG1200Bi 모델이 광량과 광폭은 더 좋았지만 광량이 커질 수록 제품 크기 자체가 커져서 1200Bi 모델은 내가 사용하기 버겨운 제품 있었다. 무게 자체가 무겁다. 지속광이 필요한...
2023.11.17 13:23:55
그리기를 마치면 마감 작업을 한다. 콤푸레셔 압력을 최소로 콤푸레셔 건 분사 구멍을 최소로 해서 미세하게 분사되는 마감액으로 그림이 전체적으로 적셔질 때까지 분사한다. 이때 표면을 잘 보면서 분사를 해야 마감액이 과하게 뿌려져 흘러내리지 않고, 고루게 뿌려지게 된다. 이 작업은 사용하는 바탕재 종류나, 콘테 컬러에 따라 10회~15회 정도 반복한다. 그 이상 뿌려지면 마감액이 덩어리가 지게 되어 콘테의 재료적 특징을...
2023.10.02 00:01:06
올 여름 내내 식탁에 올라 온 반찬은 삶은 호박잎이다. 외식을 거의 하지 않고 집에서 밥을 해 먹으니 식탁에 등장하는 반찬은 매번 비슷하다. 그러다 평소 먹지도 않던 호박잎이나 삶아 먹어보자 하고 시장에서 1단 사온 뒤로 2주에 한 번 꼴로 호박잎을 장바구니에 담게 되었다. 고유의 향은 있으나 그리 강하지 않고, 먹고 난 후 속도 편안하고 입맛 없을 땐 고추장과 밥, 호박잎 만으로도 한끼 해결이 가능하다. 나름 간편 건강...
2023.09.19 23:23:17
작업실로 가는 마음이 무겁다. 19년 동안 건강하게 함께 지낸 샴비가 올해는 몸이 좋지 않다. 갑자기 걷지도 못하고 먹지도 못 한 상태가 되어 집근처 병원 중환자실에 몇일 입원하고 상태가 더 나빠져서 오래 전부터 다니던 병원을 방문했다. 병원이 너무 멀리 이사하는 바람에 쉽게 갈 수 있는 거리는 아니었지만, 샴비 성격도 잘 이해하고, 그에 맞는 처치도 해 주는 병원이다. 집에서 케어 할 수 있게 약 처방을 받고 몇일을 지...
2023.08.28 20:49:03
작업실에 처음 이사 왔을 때 앙칼지게 생긴 노랑이 한마리가 있었다. 밥 달라고 냐옹거리다가 심사가 뒤틀리면 하악질을 연속으로 해대는 묘성이 거친 고양이다. 이녀석이 발정기 마다 임신을 하고 출산을 해서 1년에 3에서 많으면 4번 정도 출산을 했었다. 작업실 주변엔 노랑 고양이가 많게는 12마리에서 적게는 5마리 유지가 되고 있다. 1년 전에 낳은 새끼 노랑이 2마리가 어느 정도 성장하고 나서 어미 고양이를 옆집으로 쫒아...
2022.10.30 14:11:18
꿀잠을 주무시는 누렁이 '수' 작업실 뒤쪽에는 나의 이웃 수가 있다. 늦은 저녁 주변 소음이 사라질 쯤에 뒤편에서 수의 코고는 소리가 심심치 않게 들린다. 친오빠가 3개월만 맡긴다고 놓고 간 것이 1년이 되어 버렸다. 올 여름 더위에 너무 힘들어 해서 낮 시간에 작업실에 데리고 있었더니, 이젠 눈만 마주치면 작업실에 들여 보내달라고 끙끙 거린다. 누군가와 함께 있는 것이 좋은가 보다 전보다 표정도 많이 밝아졌다.
2022.10.29 08:57:23
내 작업실 옆에는 작은 텃밭이 있다. 처음에 아주 작았는데, 한 해가 거듭 될 수록 조금씩 조금씩 못쓰는 땅을 개간해서 확장 되어 아주 작은에서 작은 텃밭이 되었다. 그 텃밭에서 봄에는 고추와 강낭콩, 팥, 들깨를 수확하고 나면 하반기엔 배추와 무를 심어 겨울 김장을 한다. 올 해 배추는 200포기! 크기도 큼직하고, 비가 오질 않아서 내부도 단단하고 노랗게 여물어 가고 있다. 쌈장에 찍어 먹으려고 한 포기 뽑아서 반을 갈...
2022.10.28 14:38:06
엽서 출력 - 디지털 아카이벌 피그먼트 프린트(Archival Pigment Print)
디자인 및 출력 테이블 InDesign 프린터 Epson SureColor SC-P7540 Epson SureColor SC-P7000 용지 미디어 DoosungIJH 미디어 Profiling 촬영에서 부터 출력까지 컬러 관리 시스템내에서 완성된 한정 수량 엽서를 제작 했다.
2022.10.21 10:41:35
기간 2020-11-27(금) ~ 2020-11-29(일) 장소 푸른지대창작샘터 수원시 권선구 서둔로 155 (탑동 시민농장 내) 2020 수원아트스튜디오 푸른지대창작샘터 오픈스튜디오 & 작가∙평론가 공동워크샵은 수원시와 수원문화재단이 공동운영하며 수원지역을 대표하는 문화예술인 및 지역문화 활성화를 위해 조성한 푸른지대창작샘터의 첫 공식행사입니다. 수원문화예술 인프라 구축 및 문화예술 역량강화 프로그램을 함께 만들기 위해 선정된...
2020.12.01 10:18:45
콘테와 목탄을 사용한 벽화. 이벽화는 성북동에 위치한 운생동 건축사무소 벽면에 작업 됐다. 갤러리 정미소 프로젝트 일환으로 시작해, 콘테를 이용한 첫번째 벽화 작업이라 주변 외관을 거스르지 않는 이미지로, 장기 보존에 대한 재료적인 시도가 있었던 작업이다. 집에서 멀지 않은 산책로 근처라, 작업 완성 이후에도 이 벽화는 가끔씩 찾아가 상태 확인을 하고 있다. 이글을 쓰고 있는 현재, 5년 넘은 시간이 지났지만 벽화는...
2020.11.18 23:30:42
가을 파란 하늘 이런 단어가 떠오르는 아침이었다. 오랜만에 아침이 가뿐하게 느껴졌다. 습도와 기온의 영향 때문일까? 오늘 할 작업도 생각보다 일찍 끝나서 여유를 만끽 할 수 있었다. 왠지 이 상쾌함을 스피드를 내고 질주 하고 싶은 마음에 2차선 도로라 맘껏 자전거를 타지 못해 마냥 세워 두었던 자전거를 꺼내기 위해 자전거로 향했지만, 다른 사람이 먼저 타는 바람에 포기했다. 이런 날씨엔 하이킹, 다 같은 마음인 것인가...
2017.09.02 22:02:4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