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ssay

yujin,sung 2009.08.11 00:17:11

귀뚜라미가 작업실에 들어왔다.

저번에 사두 둔 나무 사이에 들어가서 고주파 소리를 내었다.

그냥 같이 지낼까 하다가 눈 딱 감고, 에프킬라를 뿌렸다.

잠깐 문을 열어 둔 건데 여기저기서 뿌시럭 대는 소리가 나고 있다.

귀뚜라미 뿐 아니라 다른 벌레 녀석들도 들어 온 듯 하다.

벌레를 무서워 하지 않아서 같이 살아도 상관 없지만, 시간이 지나서 나타나는 벌레들의 사체를

보면 기분이 썩 좋지가 않다.

공원 가까이에 작업실이 있어서 그런지 벌레가 참 많다.

요 몇일 전 부터는 중국 매미가 꽤 많이 관찰 되었고, 곧 노린재 때들이 여기저기 꾸물꾸물 기어 다닐 것이다.

저번 주에는 거대 낙엽으로 위장하고 있는 나방도 발견하였다.

아래 공원 공중 화장실 벽에 붙어 있었는데, 낙엽 두장이 붙어 있는 것만 같았다.

희귀종에 천연기념물에 해당하는 수 많은 벌레들이 살고 있는 걸 보면, 이 곳 환경이 예전 쓰레기 매립지에서

꽤 괜찮은 환경으로 변화 되고 있는 것 같다.

 

방금 에프킬라를 맞았던 귀뚜라미가 작업실을 뛰어 다녔다.

굉장하다. 밖으로 보내 주기 위해 잡았는데, 뒷 다리의 힘이 힘차다.

찝찝했던 기분이 사라졌다.

위대한 자연의 힘~!!

에프킬라 따위에 쓰러지지 않고, 살아난 불굴의 귀뚜라미의 뜀박질을 보니 절로 힘이 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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