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rtist Note and Criticism

  • title
    2년 후
  • Date
    2022

식물을 좋아하지만, 정작 식물을 잘 키우지 못한다. 너무 무심해서, 혹은 너무 관심을 많이 줘서 결국 시들시들 해지다 죽어나간 식물들이 얼마나 많은지 모른다. 매번 새로운 식물을 살 때 마다 이번에는 잘 키워 내리라 결심하지만, 결과는 항상 똑같다.

2년 전 마지막으로 식물을 샀다. 사람들과의 교류도 적어지고, 작업실 내부도 적적하다는 생각에 꽃 도매시장을 들러 꽃을 한 아름 사고, 근처에 있는 화분 가게에 들러 1,500~3,000원 정도의 화분 6개를 구매 했다. 크기가 작고, 그늘에서도 잘 자라나는, 한 마디로 키우기 쉬운 식물들이다. 이번엔 과하지 않는 관심과 적당한 무관심을 적적히 배율해서 키웠지만, 식물들은 또 다시 시들시들 해 지기 시작했다. 식물이 내 곁에서 죽어 나가는 것을 더 이상 두고 볼 수 없다는 생각에 엄마에게 6개의 화분을 모두 맡겼다.
2년이 지난 후 그 작던 화분의 식물들은 제법 크기가 커졌고 단단해 졌다. 사람들이 엄마를 떠올리거나, 그리워 할 때 손 수 만들어주신 음식을 이야기 한다. 난 틈만 나면 텃밭을 일구거나, 화분의 식물을 키워 내며 즐거워하는 모습이 떠오른다. 그리고 나는 내가 할 수 있는 것, 엄마의 손으로 키워 낸 화분을 그림으로 옮겨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