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ssay

청춘의 증언 (Testament of Youth)

영화를 보는 것이 어려웠다. 집중도 안되고 한참 피곤한 상태가 이어질 때는 영화 1/3 감상 중에는 졸아 버리곤 했다. 건초염 덕에 휴식시간을 가지게 되면서, 책과 영화를 볼 수 있게 된 게 얼마 되지 않았다. 간간히 힘이 들어가지 않는 드로잉을 하면서, 본 작업에 손을 놓고 있다는 생각에 불안함을 안고 지내다가 2주전부터는 스스로에게 휴식과 같은 생각의 시간을 가지기로 했다. 참 오랜만인 것 같다. 여우로운 시간들을 보...

2015.07.21 03:51

토요일, 하루는.....

새벽 5시 눈이 떠졌다. 어제 과탄산나트륨에 담가 두었던 빨래를 하고,아침 식사를 한 후 혁신센터에 벽 드로잉을 위해 불광동으로 갔다. 여전히 공사가 한창 중이라 일하시는 분들에게 양해를 구하고, 내가 벽에 그릴 공간으로 들어갔다. 다른 공간은 공사가 거의 끝나가고 바닥에 에폭시 작업을 하고 있었다. 혼자서 조용히 벽을 들어다 보고 있으니, 여러가지 생각들이 떠올랐다. 과거 이곳이 동물 실험실이라는 흔적은 어디에도...

2016.05.21 23:01

피로함

몸이 피곤한 것은 정신력으로 버티겠으나, 정신이 피곤하여 생긴 육체의 피로는 쉽게 사라지지 않는다. 작업을 하기 전에 주변 정리를 하고, 한 작업이 끝날 때까지 집중을 하는 습관이 있는데, 요즘 들어서는 주변에 발생 하는 일들이 쉽게 지나치지 못하고, 거들다 보니, 개인적으로 해야 할 일들은 뒤로 쌓이고, 마음은 조급해 지고, 그러다 보니, 몸과 정신의 균형이 깨지면서, 만성 피로증에 시달리고 있다. 하루에 대한 만족...

2014.11.21 00:02

게공선_고바야시 다키지

옥상 화단 옆으로 개미들이 줄지어 간다. 자신의 몸짐 보다 작은 하얀 것들을 열심히 나르고 있는데. 보아하니 그들의 알을 이동 시키고 있다. 화단 속에 개미들의 개체수가 늘어나서 소수 대원들이 다른 집을 찾아 이동 중 듯 하다. 얼마 전 부터는 숫개미들이 방황하다가 죽어 있는 것도 보았다. 일개미들이 알을 나르는 것을 보고 다른 작은 화분들을 살펴보다가 신기한 것을 보았다. 방황하지 않고 열심히 땅을 파고 있는 숫개...

2015.07.21 00:33

지렁이가 왜 저렇게 클까? 산책을 하다가 길을 가로지르는 거대한 지렁이를 가까이 가서 보니, 뱀이었다. 화려하고 예쁜 색이 아닌걸로 봐서는 독사는 아닐 것이라는 생각에 더 가까이 다가갔다. 소리를 내는 것도 아닌데 바닥을 쓸고 앞으로 나가는 모습을 보니, 스르륵 스쓱하는 환청이 귓 속에 울린다. 뱀을 자주 본 적이 없어서 지렁이로 착각했나 보다. 뱀에 대해서는 징그럽다거나, 무섭다고 생각하지는 않는다. 오히려 얼굴...

2015.08.30 10:18

2016년의 봄

올해도 어김없이 봄이 찾아왔다. 날이 풀리고 난 뒤 식욕이 증가해서 먹고 싶은 음식이 떠오른다. 엊그저께는 잠자기 전 약간 출출한 시간에 라면과 삼겹살이 먹고 싶었다. 점심 식사 후 자전거를 타고, 자전거 거리로 10분도 채 걸리지 않는 시장에 들러 삼겹살과 고기를 먹으면 항상 소화가 안 되어서 고생을 하므로 무 보다 크기가 작지만, 소화촉진 작용을 하는 콜라비를 사왔다. 저녁에 숙소에 들어가 방문 창을 다 열고, 향초...

2016.03.15 16:00

순간

종이 연필 꿈 피로 샤워 귀찮음 걱정 반복 지루함 답답함 다시 초조 어쩌지..... 기대 실망 희망 배신 서운함 합리화 나약함 우울 ............................................싶다.

2014.11.14 01:42

오랜만의 만남

난지에서 함께 1년 반을 지낸 사람들이 모임을 가진게 얼마 만인지 모르겠다. 몇명씩은 전시 오프닝 등으로 개인적 만남은 가졌지만, 날짜를 정해서 다 함께 모인 건 거의 처음이었다. 찌개 집에 모여 밥을 먹을 때만 해도 약간의 서먹함이 느껴졌지만, 2차로 간 티 타임을 가지며 이야기를 나누면서는 술을 마시지 않고도, 2009년 그 공간 속으로 돌아 간 듯 했다.

2014.11.28 04:00

화첩_스캔작업 완료

화첩을 고화질 이미지로 남기기 위해 스캐너를 사용하였다. 화첩을 펼치면서 부분 부분 스캔을 하다 보니, 출력 사이즈가 대략 11미터가 되었다. 원본 크기 30*196인 것을 감안하면 상당히 고품질로 이미지로 저장하게 된 것이다. 나누어진 파일을 합치는데도 시간이 꽤 걸렸다. 파일들의 크기가 커지다 보니, 자연스럽게 컴퓨터에 무리가 가고, 작업 속도가 현저하게 줄어들었기 때문이다. 전체 이미지를 합친 기념으로 미니어처 ...

2015.07.27 16:54

식물

생명 체계적구조 사회 푸르른 자연 수분 위와 아래의 연결 인위적이동 자생 본능 생식 다양한군 변종 시간의 성장 선택적 환경

2014.12.19 09:57

말 할 수 없는 것들

벽화 작업 속에서 내가 부산에서 생각한 것들이 언어가 아닌 그림으로 풀어져 있다. 아마도 이 작업에 대한 설명은 자세히 할 수 없을 것이다. 나이가 들어 세상에 대한 이해가 사람에 대한 이해가 생기거나, 현재의 나를 되돌아 볼 때 객관적 시각을 가질 수 있게 된다면, 그때 되어서 말로 풀어낼 수 있을지도 모르겠다. 벽을 바라보며, 생각하고, 고통스러워 하고, 해방감도 느끼면서 하얀 벽면을 채워 나가고 있다. 생활과 작업...

2014.12.19 00:03

스트레스 요법_아드레날린

수면을 줄이면 아드레날린이 분비되어 작업을 하는데 순간 집중력이 높아지는 경험을 하게 되는데, 단점은 이 아드레날린을 억제하는 호르몬이 다시 분비되는 것인지 길게는 3일 어쩔때는 하루만에 급격히 기분이 다운 되면서 심한 피로감을 느끼게 되는 경우도 있다. 이것은 일종의 스트레스 요법이라고도 하는데, 자신의 상태에 따른 완급 조절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이런 글을 적어 놓는 것은 지난주에 3일 동안 지속된 경우와 ...

2016.01.12 23:49

짧은 외출

서울을 다녀오면서, 도서 반납을 하지 않아 어제까지 도출 대출 중지 상태였다. 오늘부터 대출이 가능해져서 점심을 먹고 산책 겸 서동 도서관을 다녀왔다. 자전거를 타고 이동하려고 명장 도서관을 다녔는데, 그곳도 급경사 지역이라 이동이 편치 않아서 서동으로 옮겼다. 책을 빌리고 내려오는 길에 미로 시장에 들러 김을 사 왔다. 겨울 내내 향과 맛이 좋은 김을 먹던 습관 때문에 김에 대해선 입맛이 까다로워 졌다. 저녁 식사...

2016.04.11 17:34

옥상

오후 시간을 이용해 더운 방을 피해 옥상에 나와 드로잉 훈련을 했다. 집중력이 떨어질 때 종종 활용하는 훈련방법 중 하나인데, 타이머를 맞춰 놓고 하나의 사물을 그 시간 동안 관찰하고 그려나가는 것이다. 20대 때 취미로 누드 크로키를 하러 다녔었다. 1분,2분,5분,10분,30초 등등 모델 마다 각자의 스타일데로 학생들 분위기에 따라 시간을 조절하면서 포즈를 취해줬었다. 때로는 긴 시간 동안 대상을 관찰 하는 것도 필요하...

2016.05.22 22:24

검정 옷에 대한 오해

그림에서 나타나는 검은색은 좋아하지만, 검은 옷을 딱히 좋아하지는 않는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작업복과 일상복들이 검정색을 이루는 것은 콘테 재료 덕분이다. 샴비, 찬이와 함께 지내는 집에는 회색 옷들이.... 콘테와 함께 지내는 작업실은 검은 옷들이... 반발심에 가끔 흰색 옷을 구매 할 때도 있지만.....극과 극을 달리는 건인가? 옷들에 컬러가 없다. 흑백 사진을 보는 것만 같다

2015.07.24 00:38

늦잠

요즘 일찍 일어나는게 쉽지 않다. 불면증이 사라지면서 수면 부족은 해결 되었지만, 가능하면 아침 일찍 움직이려는 계획을 실천 할 수가 없다. 새벽의 시원한 공기를 마시며 사전투표를 하려고 했는데, 늦잠을 자는 바람에 뜨거운 햇살을 받으며 투표를 하고 왔다. 나른하기 좋은 날씨지만, 밤에 숙소로 들어올 것을 생각해서 겨울 조끼를 걸치고 다녀왔더니, 여름을 맞이한 듯한 피곤함이 느껴진다. 오후에는 전시 일로 l큐가 오...

2016.04.08 12:09

불규칙적인 생활

아침까지 작업을 하다가 오전 9시가 다 되어서 잠이 들었다. 밤의 기운을 받지 않고 밝은 그림을 그리자고 다짐하고 또 다짐하지만, 어쩔 수 없다. 건강을 위해 아침형 인간이 되려고 노력한지도 10년이 지났다. 그 노력을 하다가 오히려 생활의 불규칙을 일으켰다. 작년에는 꽤 오랜 기간 아침형 인간으로 살았으나, 수면 시간이 평균 3~4시간 그것도 숙면이 아니라 중간에 반복적으로 깨는 얕은 수면 덕에 만성피로감을 달고 다녔...

2015.08.27 15:22

샴비와 찬이의 신호

바닥에 앚아 있으면 찬이가 와서 자기의 몸 일부를 내 신체에 밀착 시키며 꾸벅꾸벅 졸고, 찬이는 자기가 원하지 않을 때 스킨쉽을 하는 걸 싫어한다. 적극적인 쓰담쓰담을 요구할 때는 외로움 보다는 장난감 통을 열어 놀아 달라는 신호다. 마음이 편안하고 졸릴 때는 그냥 근처에 발라당 누워버리거나, 생각지도 못한 곳에(오늘은 나의 엄지 발가락이다.) 몸 일부를 기댄다. 컴퓨터를 할 때면 샴비가 발라당을 하며 정확하게 키보...

2015.07.27 02:58

방정아

방정아 선생님의 그림을 마주하거나, 선생님을 뵐 때 마다 애틋함이 느껴진다.

2015.08.29 02:22

조절

어제는 벽 드로잉 할 공간을 보러 창원에 있는 경남 도립 미술관을 다녀왔다. 요즘엔 어딜가든 새벽 5시에 일어나 준비를 한다. 나름 여유롭게 준비를 하고 나가기 위함인데, 돌아 올 때 지치지 않기 위해 이것 저것 알아보다가. 상황에 따라 새로운 교통 수단을 이용하게 되면 항상 시간과 비용이 더 많이 들게 된다. 내려 갈 때는 버스를 타고 올라 올 때는 계획에도 없는 기차를 이용했는데, 바로 탈 수 있는 ktx가 없어서 동대...

2016.05.21 00:0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