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ssay

점프

뛰기 직전의 두근 거림 잠깐 떠오를 때, 어디에도 속하지 않는 자유로움 내려 앉을 때의 딱딱한 바닥에서 느껴지는 발 바닥의 통증과 또 다른 의미의 안정감 반복적 점프 후의 균형 감각의 흐트러짐 멍든 다리.... 왜 갑자기 점프에 몰입을 하게 되었는지....잠깐 잠깐씩 점프를 했는데도 온 몸이 욱씬 거린다. 한 동안 잠잠했던 허리 통증까지... 점프도 요령이 있을텐데, 원하는 점프 사진을 얻기 위해 타이머 10초에 연속3컷을 ...

2015.08.15 05:07

꿈을 꾸었다. 한 노인이 테이블에 앉아 있고, 노작가와 나는 그 노인의 상대편에 앉았다. 그 노인은 점성술사 였다. 노인은 나를 보더니 대뜸 살 날이 얼마 남지 않았다며 준비를 하라고 했다. 그 소리를 들은 나는 유쾌하게 웃으며 노작가를 바라보며 웃었다. 정말 다행이다라는 말을 반복하면서.... 꿈에서 깨어 그 유쾌한 기분이 남아 있는게 낯설게 느껴졌다. 그리고 몹시도 씁쓸해 졌다. 이것도 그림자의 반영인 건가?

2015.09.19 12:26

일반화

할 말이 많은데, 그것들이 입 밖으로 뛰쳐 나오지 못하면 손으로 그것들을 그려낸다. 걸려내지 않은 직설적인 그림들들이 수 없이 그려지다 시적인 상징성을 지닌 그림으로 순화되면 손이 멈추고, 머릿 속에 있던 뒤죽박죽 얽힌 말들이 한 문장으로 정리가 된다. 불편한 압력들이 때로는 "왜"라는 의문을 제시하는 계기가 되고 그것을 이해해 나가기 위해서 그 압력들의 발생과 그것으로 인한 고통들에 대해 사고 하고, 나라는 개인...

2015.08.09 04:21

꿈 속에서 소리를 지르거나, 격하게 울부짓다, 잠에서 깬다. 분명 꿈에서는 꿈이라는 것을 인식하지 못하는데, 깨기 직전엔 소리를 입 밖으로 내는 것에 놀라서 깨어난다. 이러한 꿈들이 마음의 무게감을 덜어주는 역할을 하는 것인지, 연속으로 이런 꿈을 꾸고 나면 오히려 심리적으로 평온해 진다. 하지만 여럿이 쓰는 작업실에서 잠꼬대를 하는 건 어무래도 신경쓰인다. 오늘은 좀 편안한 꿈을 꿨으면 좋겠다. 이왕이면 배경은 ...

2015.08.14 03:49

양평동

개인전 할 공간 공사를 오늘 부터 시작한다고 하여 공간을 다시 한 번 보고 전시 날짜도 잡기 위해 미팅을 가졌다. 양평동에 위치한 8평 남짓한 공간에 직사각형의 구조다. 지역 분위기는 마치 지방에 있는 작은 상점가 같아서 주변을 빌딩들이 둘러 싸고 있는 곳에 가운데 이런 공간이 있다는 것이 묘하게 느껴졌다. 이곳도 조만간 재발이 될 것 같다고 한다. 아무튼 날짜는 17일로 잡혔다. 전시 준비 기간 틈틈이 작업실도 알아 ...

2015.09.03 21:59

L부부

L부부 작가가 방문했다. 아웅다웅 하며 지내도 L부부와 대화 하면 시간 가는 줄 모르고 수다를 떨게 된다. 한 번은 L언니 개인전에 잠깐 전시 관람을 갔다가 그 다음 날 새벽 5시에 집에 들어 간 날도 있을 정도이니.... 살아온 날들과 작품활동이나 경험이 아보다 많아서인지 지난 일들을 툭 털어 놓으면 걱정스러워 하며, 다음엔 어떻게 하는 게 좋다는 방행 제시 등, 경험담들을 들려준다. 둘의 의견이 맞아 떨어질 때도 있지만,...

2015.09.20 02:30

공간

고정된 공간이 없다는 건 다양한 변화와 환경들 거기서 발생 하는 경험들을 받아들일 수 밖에 없는 사고 방식을 만들어 낸다. 지금 상황이 불안하지만은 않은 이유가 여기에 있다고 할 수 있다.

2015.08.16 02:33

......

사랑하고, 행복하고, 불행하고, 안정되고, 구속되고, 불편하고, 이해하고, 갈등하고, 타협하고, 현재를 바라보고, 미래를 두려워하며, 과거를 돌이켜 보며 살아간다.

2015.09.06 02:32

하루

오늘 하루가 어떻게 지나 갔는지 모르겠다. 오전에 비가 왔었던 것 같은데.... 9월에 접어들고 하루 하루가 빠르게 흐르고 있다. 다음주 부터는 더 빠른 속도로 시간이 흘러 갈것이다. 해결 해야 할 일들과 해야 할 일들이 많은 한달이다.

2015.09.06 02:38

4일....

4일에 대한 기록이 없다. 그날은 그런 날이었다. 작업실 가는 길에 계속해서 연락이 오고, 사람들을 만나고 그렇게 밤이 되어 한시간 거리에 있는 작업실을 들어 갈 수 없었던 날....

2015.09.06 02:25

스트레스를 받으면 산책을 한다. 생각은 어디서든 할 수 있는데, 스트레스를 받는 장소에서 떠나지 않으면 스트레스를 받는 상황과 생각 구조에서 쉽게 벗어나지 못 할 때가 있다. 작업실을 환경에서의 단점이라면 산책을 쉽게 나갈 수 없다는 것이다. 2차선 도로에 인도가 없어서 비가 오거나, 늦은 밤 나가게 되면 사고의 위험이 발생 될 가능성이 있기 때문이다. 몸 컨디션이 안 좋았던 것이지, 아무 이유없이 기분이 나쁜 탓이...

2017.08.14 21:55

가을, 혼잣말

찬바람이 불고 맨발이 시린 계절이 갑작스럽게 다가 온 것만 같다. 새벽에 눈을 감고 새벽부터 하루를 시작하고, 계획에 없던 일들이 닥치면 그 일들을 해결하고 개인 작업 시간을 하다보면 하루를 꾸준히 달린 것만 같이 기운이 빠져 버린다. 밤이 되면 쌀쌀한 기온이 가슴까지 허전하게 한다. 가을을 타려는 건가? 밤만 되면 울어대는 귀뚜라미들의 울음 소리들이 창을 타고 들어온다. 이런 허전함이 들 때는 사람들이 많은(5~6명...

2017.08.31 23:44

사리지는 익숙함

어제 밤에 샤워를 한 후 머리를 말리고 머리카락 청소를 하지 못 한 걸 아침에 발견했다. 청소기를 돌리자니, 요즘 팔 힘이 약해져서 구석에 놓아 두었던 빗자루와 쓰레받이를 사용했다. 전기 청소기를 사용하기 전에 늘상 쓰던 것인데, 오늘따라 유난히 사용하기가 번거롭고 미세한 먼지를 쓰레받이에 담는 것이 어렵게 느껴졌다. 익숙했던 도구가 더 편리한 도구로 대체 되면서 더 이상 익숙하지 않은 도구가 된 것이다. 이와 비...

2017.08.28 08:01

세탁소

세탁물을 맡기면서 언제쯤 찾으러 오면 되냐고 묻자 "3~4일 걸리닌깐 빠르면 금요일에 찾으러 오면 되요"라고 했다. 이 근처에 상주하는 것이 아니라 오후 8시 이후에 찾으러 와도 되나요? "어디 살아요? 요즘 휴가철이고 해서 문을 일찍 닫아요. " 이 근처 xx 맨션이요. 그럼 오전 8시에 찾으러 와도 되나요? 부모님이 사시는 곳을 말했더니, 지방이라 그런가? 아파트 단지 내 사람이 아닌 건너 맨션 사람이 왜 여기다 맡기냐는 듯...

2017.08.12 16:22

아침

구름이 많아서 인지 아침인데도 선선한 바람이 분다. 이른 새벽에 일어나 청소를 마치고 바람을 맞으며 우거진 풀 숲을 바라보니, 아무 생각도 들지 않는다. 오늘 하루는 편안하고 조용히 작업만 할 수 있는 하루가 되길......

2017.08.13 08:06

살포

봄에 작업실 들어가는 길가 옆에 둔턱이 있어서 허브와 꽃씨 몇 종류를 심어 놨었다. 그 공간은 좁고 농사를 지어 작물을 심어서 수확 할 수 있는 규모가 아니다. 작업실 들어가는 길목에 허브와 꽃이 피면 좋겠다는 생각에서 소소하게 심어 놓은 것이었다. 몇일 뒤 어떤 할머니 한 분이 그 둔턱에서 나를 보자마자 이곳에 돼지 감자를 심으려고 작년부터 풀과 나무 뿌리를 제거 했고, 조만간 또 제초제를 뿌려서 잡초들을 다 없애...

2017.09.01 08:23

고기를 먹지 못하는 이유

요즘 고기를 먹지 못하고 있다. 고기의 질감이나, 피 맛이 느껴지면 입안에 이물감이 느껴지게 되어서 여러 사람이 모인 자리가 아니면, 벧어 내고 싶다는 생각이 든다. 예전에 고기를 먹으면서 '맛있다.'라는 감각이 사라져 버렸다. 채식주의를 선언해서 고기를 끊은 것이 아니라 먹지 못하게 된 것이다. 기호성이 달라진 것인가? 일시적인 현상인가? 아직 정확한 이유를 모르겠다. 고기를 못 먹기 시작한 시점에 '채식주의' 한강...

2017.08.04 08:53

무이 네

베트남 친구가 과일 몇개를 주었다. 껍질이 터져서 말린 걸 보니 후숙 시켜 먹는 과일이고 냄새는 멜론 향이 났다. 겉 모양은 개구리 참외 같은데, 크기는 멜론과 비슷했다. 껍질을 벗겨서 식사 후 가족들과 먹었는데, 입에 넣는 순간 모두들 실망스러운 반응이었다. 멜론처럼 달콤한 과일일 것이라는 기대와 달리 맛과 식감이 감자 같았다. 받아 온 책임이 있어서, 몇개 더 집어 먹었지만, 맛이 없다기 보다는 과일의 담콤하고 수...

2017.08.16 07:45

공범자들

영화 공범자들을 보았다. 상영관을 많이 잡지 못했다고 했는데, 영화 관람을 위해 상영관을 찾아보니, 이렇게 까지 상영관이 없다는 것에 놀랐다. 다행히 집 근처에 상영관이 있어서 상영 시간을 확인 했더니, 하루에 영화 세 편 밖에 사영을 하지 않은 것에 또 한 번 놀랐다. 상영관도 적은데, 하루 세편 상영하니 표가 매진 될지도 모른다는 생각에 영화관에 전화를 했더니, 굳이 예매 안 하셔도 된다는 답변을 들었다. 영화 관람...

2017.08.28 01:20

시내 여행

엄마와 함께 부산에 다녀왔다. 무궁화를 타고, ktx로 갈아타고, 부산에 도착해서 자갈치 시장을 갔다. 부산과 속초가 많이 그리우셔서 그런지 자갈치 시장에서 물고기와 해산물을 보면서 자신이 아는 것들에 대해 설명해 주셨다. 깡통 시장과 국제 시장을 돌아다니다 엄마의 햇볕 알러지 때문에 카페에 피신한 뒤 부산에 사셨을 때 맛있게 드셨다던 광복동의 원산 면옥에 가서 냉면을 한 그릇 먹었다. 한 젓갈 먹었을 때 그리 맛있...

2017.08.06 06:5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