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ssay

포스팅

홈페이지에 하루 포스팅을 두개씩 습관들이기로 한 것이 생각만큼 쉽지 않다. 잠깐 컴퓨터 앞에 앉아 키보드를 치면 되는 일인데도, 항상 잠들 전에 졸음을 참아가며 쓰다 보니, 오타와 문맥이 이상한 글들이 씌여진다. 전시 오픈이 4일 남은 시점에 아직 준비가 다 끝나지 않았다. 내일은 운송예약과 오프닝 때 사용할 음식 재료를 확인해야 한다. 갑자기 잡힌 전시 만큼이나, 모든 준비를 서둘러서 하게 된다. 오프닝을 최대한 즐...

2015.09.14 03:24

나무 바탕재

작업을 할 때 바탕재가 달라지면 콘테가 잘 먹지 않거나, 혹은 마감 작업을 할 때 테스트 시간이라던가, 상황에 맞춰서 마감액 비율을 다르게 해야 하기에 콘테 재료의 까탈스러움을 느끼게 된다. 이번엔 캔버스 천을 벗기고 나무 위에 콘테로 작업을 하는데 나무 나름의 결을 가지고 있고, 선이 생각보다 안착이 잘 된다. 마감 또한 그리 까다롭지 않아 시행 착오를 겪지 않고 작업 중이다. 캔버스 작업을 할 때와 벽화 작업 할 때...

2015.09.07 01:57

몸으로 감정을 표현하는 것이 재미있다. 얼굴이 보이지 않아도, 텍스트를 쓰지 않아도 그날의 감정을 몸으로 표현한다.

2015.09.10 03:25

인터뷰

오후에 작업실에 있을 인터뷰 약속 때문에 갤러리에 나가질 못했다. 인터뷰 내용은 작업을 시작하려는 예비 작가들에게 도움이 되기 위해 활동하는 작가들 몇몇에게 작가가 된 계기나 활동이야기 작업이나 경제적인 갓들을 어떻게 해결 하는가 등등이었다. 이 내용들은 책자 형태로 만들어져 나온다고 한다. 여기서 가장 어려운 대화 부분은 경제적 이야기다. 주변에 나 보다 어린 직가들이 종종 해 오는 질문이다. 경제적 문제는 ...

2015.09.18 04:00

Skeptic

경화 작업실 한 곳엔 돗자리가 펼쳐져 있다. 휴식을 취하기 위한 공간이다. 그 돗자리 위에 책이 한 권 있다. 얼핏 보기엔 공상과학 소설 같은 표지다. 궁금해서 물어보니, 해외에서 출간되고 있는 인문 과학 잡지라고 한다. 국내 번역되어 출간 된지 얼나 안되었다고 한다. 경화의 이야기를 듣다 보니, 꽤 재미있는 잡지라는 생각이 들었다. Skeptic을 검색해 보니, 회의론자라는 뜻이 나왔다. 정말이지 잡지명이 이렇게 매력적일 ...

2015.08.02 04:07

되돌아가는 화첩

작년에 지인에게 받은 화첩을 드로잉으로 채워서 다시 보내 드리기로 했다. 마감액 건조를 위해 일주일 넘게 펼쳐 놓아도 100% 건조가 되지 않는다. 작업실 내부는 건조한 편인데, 이번 여름은 작년 보다 습도가 높은 건가?? 건조 속도가 너무 느리다. 여름철 기름 성분이 들어간 재료를 쓴다는 건 상당히 까다롭다. 몇년 전에는 유화 물감을 사용했는데, 한달이 지나고 두 달이 지나갈 때까지 마르지 않아 위에 덧칠한 번 제대로 ...

2015.07.21 23:22

무기력

회복이 더디다. 괜찮아졌다고 생각 했는데, 작은 충격에도 금새 움추리며 주저 앉아 버린다. 사방으로 압력이 가해져서 쪼그라들어 버린다.

2015.07.30 20:14

나들이

오랜만에 L오빠 부부를 만났다. 점심은 내 작업실에서 간단히 버섯동을 만들어 먹고 차를 타고 L오빠의 작업실 구경을 갔다. 일산을 벗어나 파주 초입에 있는 작업실인데, 밭과 풀들이 우거지고 낮은 산들이 곳곳에 있다. 어렸을 때 시골 친척집에 가는 기분이 들었다. 눈을 돌리면 보이는 푸른 식물들, 나무와 풀들의 냄새가 썩여 공기가 달콤하게 느껴졌다. 몇명의 작가들이 각자의 작업실에서 작업을 하며, 한 달에 한 번 모여 ...

2015.08.16 03:00

졸음

하루종일 졸립다. 잠을 깨려고 몸도 움직여 보고, 산책도 다녀왔지만, 여전히 졸립다. 수면제를 먹은 것 마냥 머리만 베게에 데면 언제든지 잠들 기세다. 세탁기에 넣어 놓은 빨래더미를 빼 낼 때까지는 견뎌야 한다. 왜 하필 오늘 늦은 시간에 세탁기를 돌린 걸까? 커피도 4잔이나 마셨는데, 이제 내 몸은 카페인의 영향력을 벗어났나 보다.

2015.08.11 21:36

밤이 실종 되다.

밤 시간이 실종 된 이 시간 잠을 자야한다. 잘 수 있는 시간은 1~2시간 하루 긴 거리를 이동하고, 동안 많은 사람을 만나고, 대화를 했다. 단 하루 동안 많은 일들이 휘리릭 지나가 버렸다. 부산에 오면 언제나 새로운 경험을 하게 된다. 이 도시는 특이하다. 손가락 마디가 쑤시기 시작해서, 생각들을 글로 적어내는 것이 어렵다. 잠을 자야하는데, 일정에 맞춰 일어날 수 있을지 모르겠다.

2015.08.22 08:07

베토벤 피아노 소나타

베토벤의 피아노 소나타가 이렇게 슬픈 음악이었나? 눈물이 나다니.....

2015.08.03 22:04

글쓰기

글쓰기는 어렵다. 문맥을 이어나가는 것도, 전달하고자 하는 것을 풀어 놓는 것도, 기록으로써 사실을 적어나가는 것도.... 말하기도 어렵다. 예전엔 말하기 보다 글쓰기에 대한 부담감이 더 컸다. 거의 공포에 가까울 정도였다. 한 번 쓴 글을 몇번이고 읽어보고, 확인하고, 지워버리고, 다시 쓰고를 반복한다. 공모전이나 서면 인터뷰 때문에 글을 쓰려고 마음을 먹고 앉아 있으면 아무것도 하지 않고 멍하니 모니터의 화면만 응...

2015.08.17 00:18

끄적임

안개 길 비행 추락 먼지 가벼움 두려움 상실 정지 바다 어둠 소리 찢어진다 분리 죽음 부활

2015.08.10 02:04

피로

피로라는 단어가 머리에 너무 자주 떠오른다. 작업이든 전시든 일이든 할 때는 재미 있지만, 그 이후에 느껴지는 피로감은 쉽사리 사라지지 않는다. 만성이 되어 가고 있는 건지, 체력 회복이 잘 되지 않는 것인지 모르겠다. 몸은 피곤하지만, 아무도 깨어 있지 않는 공간 속의 시간은 정말 매력있다. 모두가 잠든 도시에 골방에 갇혀 혼자 움직이고 있는 듯한 느낌이라고 해야 할까? 물론 예전 같지 않게 요즘은 늦은 밤까지 불이 ...

2015.09.13 05:09

느린 움직임

비가 왔다. 몸살과 생리통으로 인해 오전 오후 시간은 거의 잠으로 시간을 보냈다. 적당히 흘린 땀 때문인지 저녁이 되어서는 살과 뼈 사이에서 느껴지는 통증이 사라졌다. 밥을 차려 먹으려고 준비하는 중에 동네에 살고 있는 Y에게서 문자가 왔다. Y의 회사가 마침 내가 머물고 있는 숙소 앞에 있어서 부산에 와서는 종종 Y와 보내는 시간이 생기고 있다. 저녁을 먹자는 문자를 받고, 밥 차리는 행동을 중단하고, 가볍게 세수를 ...

2015.11.14 15:34

20150722_점심

냉장고에 1주일 전에 사다 놓은 버섯이 노랗게 변해가고 있다. 참나물과 팽이버섯, 양파를 잘게 다져 간장에 살짝 볶아 밥에 얹져 먹었다. 어쩌다 보니 건강식이 되어 버린 점심. 이 맛도 저 맛도 아닌 심심한 맛!!

2015.07.22 14:03

누군가의 생각들이 스밀 때

상대방과 관계를 이어 갈 때 가능하면 상대방의 취향과 말들을 듣고 이해 하려고 노력하는 편이다. 하지만, 나의 경험적 한계와 이해 범주를 반복적으로 벗어나면, 나 또한 그 상대방을 차단 시키게 된다. 물론, 평생은 아니고, 이해 할 수 있는 요소를 다시 찾을 수 있을 때까지 일정기간 동안 자동으로 마음의 문이 잠기게 되는 것이다. 자신만의 생각에 빠져 상대방을 전혀 배려하지 않고, 멋대로인 사람을 만나게 되면, 한 동안...

2015.11.25 15:38

두 녀석이 머무르는 집

서울에 올라와서 약속들과 내려가서 사용 할 재료 구입을 위해 분주히 낮시간을 활용하고, 해가 진 이후로는 가능하다면 샴비와 찬이와 시간을 보내고 있다. 친분을 위한 약속까지 잡고 진행한다면, 아마도 두 녀석과의 시간은 생각도 할 수 없을 것이다. 낮에 밖에 나갈 일이 있어서 준비를 하고, 고양이들에게 찐하게 뽀뽀를 해 줘도 "넌 또 어디가냐?"라는 황당하다는 시선을 받을 때 마다 그 시선을 받는 나도 당황스럽고, 어떻...

2015.12.02 23:23

수면 장애가 사라진 대신 그 빈자리에 악몽이 차지하고 있다. 공포 장르는 아니고 꿈 속에서 불편함을 느끼는데 그 상황이 반복되는 것이다. 꿈 속의 상황은 현실적이다. 세세한 장면을 기억하는 게 아니고, 사건의 이미지만을 기억하고 있어서 그럴지도 모르겠다. 꿈이라도 기분 좋으면 좋을텐데....스스로가 바뀌지 않은 이상 꿈도 내 의식의 일부이닌깐 그것들을 그대로 방영하는 것이겠지!

2015.11.17 09:47

일기장

일기장을 찢어 버린다는 것은, 일종의 사라지게 하기 위한 주술이다. 지난 글들을 읽었을 때, 그 땐 그랬었구나!하며 지나가는 경우가 있는가 하면, 글을 읽는다는 거 자체 만으로도 몸서리치게 그때의 감정과 기억들이 세포에 하나하나 세겨졌었던 것처럼 모든 신경이 곤두서 버리는 경우도 있다. 후자의 경우엔 그런 경험을 다시는 반복하지 않기 위해 몇번씩 읽기를 반복하고 찢어서 버린다. 몇 번씩 반복하며 읽는다는 행위 자...

2015.08.30 13:1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