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ssay

일상_작업중

지금 하고 있는 작업들에는평범한 일상에서 오는 어쩌면 누구나 겪어 봤을 법한 것들에서 느끼는 불안에 대한 것이다. 시간이 부족하고, 아직 생각을 진행 중인 것이어서, 다듬어 지지 않는 날 것이 나 올 수도 있고, 흐름이 자연스럽지 않을 수도 있다. 보여지게 될 공간이 자유로운 곳이라 공간 성격에 맞게 하고 싶은 말을 편하게 내 던져 보려고 한다. 이상하게도 하고 싶은 말들을 그려나가는 데도 개운함 보다는 씁쓸함이 느...

2015.09.01 01:25

잠이 오지 않는 밤

잠이 오지 않는다. 멀리서 매미소리가 창밖으로 들어온다. 간간히 지나가는 차가 달리는 소리, 늦은 시간 지나는 행인의 발걸음 소리를 들으며 어두운 천장에 시선을 고정하고 누워있다. 깨어 있는 나를 발견한 샴비가 둔탁한 점프소리를 내며 내 머리 옆으로 스르륵 몸을 기대 눕는다. 부드러운 털을 어루만져주니, 가르릉 소리를 내며 꼬리를 몸을 쭉 뻗는다. 잠이 쉽게 올 것 같지 않은 밤, 많은 생각들이 머릿 속에 떠다닌다.

2015.08.08 03:57

짧은 하루

작업실에 도착하고, 길고양이들이 영역 표시를 해 둔 곳을 청소를 후다닥하고, 작업실로 다시 올라 왔다. 오늘은 조용히 아주 조용히 용지 테스트를 위한 드로잉을 마치기로 결심하고 드로잉을 시작했다. 전화가 오고, 숙소 옆방 보일러 문제 때문에 내가 머무르는 숙소의 방문을 열어야 했다. 다시 작업실로 지나가는 길에 아는 사람들을 만나서 잠깐 이야기를 나누고, 드로잉을 하다, 점심 때가 되어 구내 식당을 다녀온 후, 문서...

2015.10.20 01:41

기다리던 소식

기다리던 소식을 접하게 되었다. 내년에 있을지 모를.... 소식만으로 끝날수도, 아닐수도... 막연하지만, 소식만으로도 반갑다.

2015.09.15 22:28

두 권의 책 구매

정미소 전시를 보러 갔다가 어떨결에 책 두권을 구매했다. "세상물정의 사회학"_노명우 "20세기 현대예술이론"_제이 에밀링 이사를 자주 다니면서 가장 큰 부피를 차지하는 것이 책이라는 사실을 깨달은 이후 책은 가능하면 도서관에서 빌려보고, 원하는 책이 있으면 도서관에 신청해서 도착하기를 기다렸다가 빌려 보곤했다. 일산으로 작업실을 이전 한 이후부터는 일산 주민이 아닌 관계로 도서관 이용이 불가능하고, 도서관 이용...

2015.08.19 01:43

점프를 잘 하려면 어떻게 해야할까???

엊그제 준비 운동 없이 점프를 무리해서 했더니, 그 휴유증이 오늘까지 이어진다. 점프 할 때 즐거움을 누리기 위해 몸을 단련 시켜야 겠다. 기구를 사용하지 않고, 높게 근육을 마음데로 움직이면서 점프하려면 어떻게 해야할까? 갑자기 몹시도 궁금해진다. 다음에 시도 할 때는 바닥에 뭐라도 깔고 해야겠다. 원심력에 의해 바닥에 내팽게 쳐 질 때의 충격이 크다. 몸의 뻐근함은 쉽사리 사라지지 않을 듯하다. 옆에 누워 있는 샴...

2015.08.16 23:45

공에도 사가 있다.

인디아트홀 공에서 새롭게 오픈하는 "공에도 사가 있다."에 가서 페인트 칠을 했다. 7평 남짓한 공간을 공사를 하고, 갤러리 공간으로 오픈을 하면서 개관전을 하기로 했는데, 대표님 두분이서 공사 하는 걸 뻔히 알면서 그림만 들고 가서 전시 오픈 하는게 마음에 걸려, 공간과 전시 홍보 사진 촬영도 할겸 페인트 칠을 도와드리기로 했었다. 오랜만에 머리를 크게 쓰지 않은 단순 노동을 하니 마음도 편하고 재미있었다. 매일 하...

2015.09.10 03:32

사포작업

바탕재 사포질을 했다. 작은 합판 2개를 하는데도, 땀방울이 가슴을 타고 옷에 스며든다. 땀을 흘리면 기분이 좋아진다. 마감실 안은 미세한 나무 가루들이 뽀얗게 뒤덮인다. 여름이라 까맣게 탄 살들에 내려 앉은 가루들 덕분에 분칠을 한 것만 같다. 여름이 가기 전, 시원한 식혜를 먹기 위해 물에 불려 놓은 엿기름을 짜서 흰 쌀밥에 부어 발효를 시키는 중이다. 당장 꺼내서 얼음을 동동 띄워 마시고 싶다. 사포질을 마치고 젯...

2015.08.14 04:03

MV#100fTMD#100

MV#100fTMD#100 2015.08.10~?.?.? 1d//1-->1w//1 하루가 짧아질지도 모르겠다. 익숙해지기 위해선 시간이 필요하다.

2015.08.09 04:33

공간 상상하기

무엇을 어떻게 보여줄 것이지, 과정 속에서 찾게 되는 즐거움은 무엇일까? 공간, 비어 있지 않는 공간 속에서 펼치는 상상은 한계가 있다. 머리 속으로 채워진 공간을 무수히 지워낸다. 벽에...바닥에....천장? 이렇게 걷고 돌아서 저쪽으로 혹은 이쪽으로 이동...쓱쓱 지우고, 다시 처음부터... 쇼윈도, 문을 열고 들어간다. 시선은 정면 그리고 왼쪽? 오른쪽? 모서리의 바닥, 낮은 천장으로 내려오는 것은...벽에 걸리는 것, 테이...

2015.08.03 02:10

밑작업

이번엔 드로잉을 나무판에 바로 그려내기 위해 나무판 밑 작업을 했다. 단순한 일이었고, 시간도 많이 들이지 않았다. 더운 것도 아니었고, 땀도 살짝 나왔을 뿐인데.... 몸이 넉 다운 되어 쇼파에 앉아 쉬다 잠들어 버렸다. 있을 수 없는 일이다. 마치 고된 노동을 해서 쓰러져 잠들어 버린 것처럼 언제 눈을 감고 잠든지도 모르겠다. 분명 체력은 상당히 좋아졌는데....정신력을 이용한 체력 활용도가 꽤 좋은 편이라는 것에 자부...

2015.08.13 02:02

방문

다행스럽게도 그는 오래 머물지 않고, 서둘러 자리를 떠났다. 그를 만나면 항상 당황스럽다. 익숙해 질 만큼 자주 보아 왔는데도, 항상 그와 함께 있는 시간은 고통과 우울이 동시에 동반되고, 삶에 대한 회의감을 가득 앉겨준다. 그의 방문을 거절 할 수 없는 것은 오래 전부터 알고 지냈기에 쉽게 내치치 못하기 때문이다. 이미 친구라는 이름으로 상대가 절교를 선언하기 전까지는 함께 가는 사이인 것이다. 할 일이 많은 시기에...

2015.08.31 04:11

씌여지지 않는...

쓰고, 지우고를 반복하다. 책으로 손을 뻗어 글자들을 읽어 나간다. 늦은 시간 작업실에 도착해서, 작업을 하기에는 애매한 시간이라 글을 쓰려고 자리에 컴퓨터 앞에 앉았다. 문장이 써지지 않는다. 의식의 흐름이 자연스럽지 못하고 흩어진 것들을 주워 억지로 끼워 맞추고 있다. 글 쓰는 것을 포기하고 책을 읽기로 했다. 늦은 시간, 작업실에서는 일찍 잠자리에 들 수가 없다. 그리고 또 아침에 눈이 떠지겠지.....생활의 불규...

2015.08.06 04:15

가을하늘

가을 하늘이 아름답다. 시선을 하늘에 고정 시키고, 시간이 흘러가게 내버려 두고 싶다.

2015.09.10 03:21

일주일째...

부산에 내려 온 지 일주일이 지났다. 작년에 머물던 공간이라 금방 적응이 끝날 줄 알았는데, 아직 본격적인 작업에 들어가질 못하고 있다. 주변 산책을 해도 눈을 사로잡는 풍경을 만나지 못했다. 생각을 하려고 노력하지만, 작업 외에 외부적으로 자극 받는 잡다한 생각들이 머릿 속을 드나들어서, 한가지 주제를 가지고 생각을 이어나가지 못하고 있다. 그렇게 나쁘진 않지만, 이 상태를 오래 끌면, 생각 했던 작업들을 진행하기...

2015.10.19 00:30

가을_ 일상

가을 파란 하늘 이런 단어가 떠오르는 아침이었다. 오랜만에 아침이 가뿐하게 느껴졌다. 습도와 기온의 영향 때문일까? 오늘 할 작업도 생각보다 일찍 끝나서 여유를 만끽 할 수 있었다. 왠지 이 상쾌함을 스피드를 내고 질주 하고 싶은 마음에 2차선 도로라 맘껏 자전거를 타지 못해 마냥 세워 두었던 자전거를 꺼내기 위해 자전거로 향했지만, 다른 사람이 먼저 타는 바람에 포기했다. 이런 날씨엔 하이킹, 다 같은 마음인 것인가...

2017.09.02 22:02

하루를...

기다리고, 설치를 하고, 밥을 먹고, 유리창을 닦고, 화장실 청소를 한 후 휴식을 취한 후 부엌 사용법을 익히고, 집에 들러 짐을 푼 후, 장을 보고, 재료를 다듬고, 종이를 자르고 잠자리에 든 하루.

2015.09.16 23:00

4개의 그릇

4개의 그릇 속엔 담기지 않는다. 가득 무언가를 부어봐도, 쌓아서 담아 보아도, 그릇이 비어 버린다. 갈라진 틈도 없고, 겉 보기에 멀쩡한 그릇이 그릇 역할을 못한다. 혹시나 하는 마음에 몇년 동안 들고 다니다가 오늘에서야 마음을 정리하고, 버리기로 결심했다. 몇년이라는 시간 동안 정이 들만도 할텐데, 그릇으로써 아무런 역할도 못하고, 이사할 때나 펼쳐서 그 모습을 보이니 그렇게 정이 들지도 않았나 보다. 오히려 짐이 ...

2015.08.13 01:43

두 사람

두 사람....만질 수 있지만, 가질 순 없고, 이해는 하지만, 알 수는 없다. 두 사람은 마주 본다. 하나가 될 수 없는 서로를 바라본다. 시간이 지나면 알 수 있을 것이라 생각하지만, 시간이 지나면 그들은 그들만의 거리를 이해 할 뿐이다. 타인과 다른 감정을 교류하면서 그렇게 사랑하며 살아간다. 20150909

2015.09.11 01:35

공감각적 기억

향냄새가 나무 집을 가득 채우고 있다. 새벽녘 누군가 피우고 간 것이다. 아직 재로 사라지기 전이니, 그 사람이 다녀 간 시간은 그리 오래 되지 않았다. 차가운 바닥의 냉기가 온 몸에 스며든다. 벌레의 사채들이 쌓여 희미해진 전구들이 벽에 그려진 그림들을 음산한 기운을 뿜어내게 한다. 차가운 바닥에 앉아 눈을 감고 귀를 기울인다. 물흐르는 소리와 새벽을 알리는 산새들의 울음소리가 들린다. 폐속 깊숙히 들어오는 차가운...

2015.08.25 02:1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