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ssay

sungyujin 2023.08.28 20:49: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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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작업실로 가는 마음이 무겁다.

19년 동안 건강하게 함께 지낸 샴비가 올해는 몸이 좋지 않다.

갑자기 걷지도 못하고 먹지도 못 한 상태가 되어 집근처 병원 중환자실에 몇일 입원하고 상태가 더 나빠져서

오래 전부터 다니던 병원을 방문했다. 병원이 너무 멀리 이사하는 바람에 쉽게 갈 수 있는 거리는 아니었지만,

샴비 성격도 잘 이해하고, 그에 맞는 처치도 해 주는 병원이다.

집에서 케어 할 수 있게 약 처방을 받고 몇일을 지켜봤다.

다행히 약이 몸에 받아서 인지, 호흡도 나아지고 비틀거리지만, 움질일 수 있게 되었다.

지금까지도 화장실은 걸어다니지만, 하루종일 누워 있고 강제급여를 하지 않으면 사료도 먹지 않는다.

병원에서는 나빠진 장기들의 수치가 좋아지는 건 불가능하다고 한다.

수치가 내려가지 않게 약으로 유지 하는 것 밖에 방법이 없다고 한다. 당분간 샴비를 혼자 두는 게 불가능 해 졌다.

내가 집을 비우면 샴비 보모가 샴비를 케어 해야 한다. 

 

 고양이의 19년이라는 나이는 사람 나이로 친다면 80~90살 정도 되지 않을까 싶다. 

샴비와 비슷한 시기에 태어났 던 지인들의 고양이들은 모두 고양이별로 떠났다.

언제가는 떠나 보내야 한다는 생각을 몇년 전부터 했지만, 갑자기 아파하는 샴비를 보면서 

무력감과 슬픔이 수시로 가슴 속의 열기가 되어 눈물로 흘러 내리게 한다.

전시 일정이 있어서 작업을 미룰 수 없는 상황이라 매번 작업실로 오지만, 

작업실로 가기 위해 준비를 하면 누워 있다가도 힘없는 발걸음으로 나를 따라 오려는

샴비의 힘없는 걸음 걸이를 보면, 마음이 너무 아프다.

 

 내가 할 수 있는 거라고는 최대한 많은 시간을 샴비 곁에 있는 것과 

베게 베는 걸 좋아하는 샴비를 위해 짜투리 천으로 베게를 만들어 주는 것 밖에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