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ssay

2015.08.30 13:10:57

일기장을 찢어 버린다는 것은, 일종의 사라지게 하기 위한 주술이다.

지난 글들을 읽었을 때, 그 땐 그랬었구나!하며 지나가는 경우가 있는가 하면, 글을 읽는다는 거

자체 만으로도 몸서리치게 그때의 감정과 기억들이 세포에 하나하나 세겨졌었던 것처럼 모든 신경이

곤두서 버리는 경우도 있다.

후자의 경우엔 그런 경험을 다시는 반복하지 않기 위해 몇번씩 읽기를 반복하고 찢어서 버린다.

몇 번씩 반복하며 읽는다는 행위 자체가 몇번이나 살갗을 반복적으로 도려내는 기분이다.

왜 하필 어제 일기장을 펼쳤는지....

감정은 바닥으로 가라 앉고, 압력이 가해지는 살갗이 굳은 살이 배기 듯, 감정에 껍질이 하나 덮여 버린 것만 같다.

불쾌감, 수치심, 그 경험을 미화시켜 담고 있다는 기억에 대한 배신감에 머리가 마비 되고 있다.

꿈도 아닌 경험을 그렇게 미화 시켜서 기억하고 있다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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