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ssay

sungyujin 2024.04.05 19:01: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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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시를 하게 되면 종종 꽃 선물을 받게 된다. 주는 사람의 정성과 축하의 마음 때문에 고마움을 표현하며 꽃 선물을 받지만, 받을 때 마다 부담감을 느꼈었다. 줄기가 꺽인 채 꽃병에 꽂힌 꽃이 2~3일 동안 아름답고 향기로움을 발산하다가 서서히 시들어 가는 것을 보는 것이 마음이 편치 않았다.  짧은 기간에 주는 즐거움 보다는 그 이후에 일어나는 꽃의 죽어감이 내게는 더 크게 느껴졌기 때문이었다.
 작년 겨울에 꽃을 좋아하는 조카가 아무 이유 없이, 꽃 몇송이를 내게 선물로 줬는데, 2주 내내 시들지 않고 예쁘게 피어 있었다. 꽃을 바라보는 2주가 즐거웠었다. 전에는 꽃이 주는 이 작은 즐거움을 느끼기도 전에  꽃의 죽음을 그리고 있었던 것이다. 아주 사소한 것이었지만, 내가 이렇게 작은 기쁨과 행복들을 내가 만들어 놓은 의식들로 얼마나 밀쳐 내고 있었을까?를 생각 해 보니, 주변에 널려 있는 행복이라는 소중한 것들을 발로 차고 있었다는 후회가 밀려 왔다. 행복은 가까이에 있다는 것이 맞다는 생각이 든다.

 2024년엔 내게 작은 행복감을 주는 색과 꽃, 패턴들을 그리며 시작했다. 이렇게 작은 행복들을 바라 보고, 표현하고, 느끼다 보면 누군가와도 나눌 수 있지 않을까?

하다 보면, 알게 되겠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