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ssay

YuJin, Sung 2015.09.12 15:40:36

어제 오전 문자가 왔다.

친구분 아버지의 부고 소식이었다.

그 친구는 자기 이야기를 잘 하지 않는다.

그래서 때론 그 친구에게 부모님이 계시는지, 형제는 있는지 조차 생각을 못하게 된다.

장례식장이 전라도 정읍이라, 작업실에서 차편을 알아보니 가는 거리나 시간이 만만치 않았다.

하루를 이동 거리에 쓰고 다음날에도 그 여파가 있을 꺼 같아, 한참을 고민하다가 마침 한께 내려 갈 분들과 

연락이 되어 저녁 6시 반에 한 장소에 모여 밤 9시경 출발했다.

금요일 밤의 서울을 도로는 정체의 연속이었고, 비는 그칠 줄 모르는 상황에서 미루둔 일들과 친구의 상황들이

떠올라 마음이 편치 않았다.

전주를 지날 쯤 폭우를 만나고, 정읍에 도착할 때쯤 새벽 2시 부슬비가 내리고 있었다.

식장에 들어 늦은 밤이라 조문객은 없었고 가족으로 보이는 까만 옷을 입은 사람들이 느린 몸짓으로 왔다 갔다라고 있었다.

친구는 구석에 몸을 구부리고 누워 잠들어 있었는데, 몇일 동안의 피로에 눌려 쓰러져 있는 것만 같았다.

부스스 일어나 먼 곳까지 와 준 것에 대한 고마움과 부담감을 표현하면서 조문을 마치고 테이블에 앉아 밤을 먹으며 이야기를 나누었다.

평소 개그감이 충만한 편이라 무슨 말만 해도 주변 사람들에게 웃음을 자아내는 사람이 조용히 앉아 살며시 웃으며 대화를 하는 것이

낯설면서도 한편으로 또 다른 한 사람의 모습을 보는 것 같아 내려 오면서 느꼈던 무거운 마음이 한 풀 풀어졌다.

2시간 가량을 머물다 다시 서울로 올라 갈 땐 다행히 비는 그쳐갔고, 몸은 조금 지쳤지만 다녀오길 잘했다는 생각이 들었다.

집에 도착하니 아침이 되어 있었다. 서둘러 움직이는 사람 수는 주말이라 그리 많지 않았지만, 아침에만 느낄 수 있는 생동감을 지나치며 

난 잠을 자러 집으로 들어왔다.

집에 들어오니 샴비와 찬이가 마중나와 있다. 그들을 쓰다듬고 간단히 씻은 후 생각 할 시간도 갖지 못한 채 잠들어 버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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