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ssay

YuJin, Sung 2015.09.24 22:17:40

25일 작업실 이사를 위해 운송회사에서 견적을 보러왔다.

10년 가까이 작업을 하다보니 작업실의 짐이 상당히 늘었다.

매번 이사를 해야하는 불안정한 상황에서도 짐을 줄이는데 신경을 쓰지 않았던 것이

이사 할 때 마다 후회로 남지만, 이동이 불편하다고 필요한 것들을 구비 하는데

주저 하게 되면 어떤 작업이 떠올라 바로 작업을 진행 할 때 

생각에서 끝나버릴 수 있다. 하지만 이삿짐을 싸는 순간은 왜 이다지도 짐이

많은지...한숨만 나온다. 그것은 다음 이사에 대한 두려움을 동반하기 때문이다.

어제는 개인전에 손님이 오신다는 연락을 받아서 저녁에서야 작업실에 돌아와 짐을 싸기 시작했다.

아침 8시경이 되어서야 박스로 짐을 싸고 조립식 가구들 포장이 끝났다.

올 초에 체력을 남발한 후유증이 얼마나 몸과 정신에 무리를 가하는지 경험 한 후 가능하면 밤을 세서

일하는 것을 피하고 있었다. 이삿짐을 싸면서 밤을 세는 순간 아침 해를 바라보며 일이 끝났다는 개운함 보다는

지친다는 생각에 몸의 피로가 한층 더해 졌다.

마음 같아서는 아직 포장이 안 된 소파에 쓰러져 잠을 자고 싶었으나, 도와 준 친구가 가능하면 집에서 푹 쉬라고

설득하는 바람에 세수만 대충하고 전철을 탔다.

출근 시간에 자리가 있을 것이라는 기대는 하지도 않았다. 작업실에 펼쳐진 소파가 눈앞에 아른거린다.

서서 눈이 졸게되니, 순간순간 다리에 힘이 빠져 깜짝 놀라 잠을 깼다.

집에 도착해서 청소를 하고, 정리를 마치니 오전 10시가 넘었다.

나도 모르게 긴 한 숨이 나왔다.

내일 오저부터 이사를 시작하니 가능하면 쉬어야 겠다는 생각에 눈을 감았다.

하루 종일 잘 생각이었지만, 원래 숙면을 취하지 못하는 편이라 자주 잠에서 깼다.

일어날 때마다 물과 제주도에 친한 언니가 보내 준 청귤로 비타민을 섭취했다.

밥 생각이 드는 시간은 저녁 무렵, 밥을 해 먹을 기운도 없어 집앞에서 끼니를 때우고, 

이사 전 처리 할 일이 떠올라 나라아트에 들러 대화를 나누고 집으로 돌아왔다.

추석 연휴를 아마도 몸살과 함께 보내게 되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든다.

연휴가 끝나고 일정들이 빠듯하게 지나가게 된다.

바쁘지만, 바쁜 일들이 뿌듯함이 느껴지기 보다는,몸과 시간만 많이 소요되고 소모적이다.

바쁠 땐 보통 감정이 그리 크게 작용하지 않는데, 요즘은 자주 울적해 진다.

이 글들을 나중에 다시 읽어 보게 된다면, 뭘 이리 주저리 적어 놨나 싶을 것이다.

내일을 위해 오늘은 가능하면 휴식을 취해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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