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 밤에 샤워를 한 후 머리를 말리고 머리카락 청소를 하지 못 한 걸 아침에 발견했다.

청소기를 돌리자니, 요즘 팔 힘이 약해져서 구석에 놓아 두었던 빗자루와 쓰레받이를 사용했다.

전기 청소기를 사용하기 전에 늘상 쓰던 것인데, 오늘따라 유난히 사용하기가 번거롭고

미세한 먼지를 쓰레받이에 담는 것이 어렵게 느껴졌다.

익숙했던 도구가 더 편리한 도구로 대체 되면서 더 이상 익숙하지 않은 도구가 된 것이다.

이와 비슷한 감정은 온라인 접속 할 때 비번을 자동으로 입력하는 로봇폼이라는 프로그램을 사용 할

때 경험한다.

보안 문제로 각종 사이트의 비번을 7~14자리를 숫자와 알파벳, 특수 문자로 조합하다 해 사용하고

수 많은 사이트마다 비번이 다 다르다 보니, 기억하는 게 불가능 해 져 사용하고 있는 프로그램이다.

자동으로 비번을 입력 할 수 있고, 매번 다르게 만들어야 하는 비번을 자동으로 조합해서 겹치지 않게

만들어 주기도 한다.

거기다 핸드폰이나 아이패드에 설치하고 사용 할 수 있고 가지고 있는 기기들을 동기화 할 수 있기

때문에 나처럼 기억력이 시간이 지날 수록 떨어지는 사람에게는 필수 프로그램이 되어 버렸다.

하지만, 내가 사용하는 컴퓨터가 없는 상황이나, 핸드폰이 문제가 생겨 주 사용 기기들이 없을 땐 식은 땀이 날

정도로 당황 스러워 진다. 머릿 속에 입력된 비번이 하나도 없다는 것을 경험하는 순간 정신적 멘붕을 경험하게 된다.

비번이나 아이디를 암기하는 게 당연한 시기가 있었는데, 인터넷 접속 경로가 다양해 지고 편리해 질 수록

그 환경에 맞추다 보니, 오히려 기억력을 사용하지 않은 대체 프로그램이 나와서 기억력 더 퇴보해 버리는 것이다.

어떤 사람들은 이런 현상이 다른 부분으로 진화를 하는 것이라고도 하는데, 이런 변화가 그리 오래 기간을 걸쳐 이루어

진 것이 아니다 보니, 매번 이런 상황에서 느끼는 당혹감을 없앨 수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