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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9.12.29 09:2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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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근한 호랑이 & 그로테스크한 고양이 동물 표정 통해 본 우리네 삶
호랑이 날 웃기네 고양이 날 울리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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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유진 'Untitl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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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윤모 '커피 한 잔의 여유'

 

 

 

편안하고 포근한 호랑이와 정신적 외상을 간직한 고양이. 현대를 살아가는 다양한 삶의 풍경을 고양잇과에 속하는 두 동물을 통해 의인화된 방식으로 풀어낸 전시회가 열린다. 안윤모가 그린 해학적인 호랑이 인간과 성유진이 그린 그로테스크한 고양이 인간 그림이다. 작가의 삶과 이야기를 동물에 이입시킨 작품이란 점에서 공통점이 있지만, 접근 방식은 판이하게 다르다.

내년 1월 11일까지 부산 해운대구 우동 부산공간화랑 해운대점에서 열리는 안윤모의 '호호호(虎虎虎) 호랑이'전. 홍익대와 뉴욕시립대 대학원을 나와, 35차례의 개인전을 열면서 여러 동물들을 의인화해 우리네 삶을 우화적으로 표현해온 그가 2010년 호랑이해를 맞아 내놓은 작품들이다.

 

·안윤모 '호호호(虎虎虎) 호랑이'전
해학적인 그림 따뜻한 휴식

 

·'성유진 초대전'
상처 입은 인간 '불안의 추억'

 

안윤모의 호랑이 인간은 따뜻하고 편안하다. 세상에서 가장 편안한 자세로 턱을 괴고 누워 한가롭게 커피를 마시는 호랑이는 커피를 즐겨 마시는 작가의 분신이다. 소나무 아래 앉아 책 읽는 호랑이와 까치, 종이배를 타고 하늘을 나는 호랑이 가족, 풀숲에서 기타를 치고 플루트를 불고 바이올린을 켜는 호랑이 가족의 그림은 지극히 서정적이고 동화적이다.

안윤모는 "해학적이면서도 따뜻해서 옛 사람들이 좋아했던 민화처럼 사람들에게 편안한 휴식을 주는 재미난 그림을 그리고 싶었다"고 했다. 051-743-6738.

 

내년 1월 17일까지 부산 해운대구 우동 아리랑갤러리에서 열리는 '성유진 초대전'. 부산서 자라 동국대 불교미술학과를 나온 성유진의 그림에도 기타를 치고 피리를 부는 고양이 인간이 등장하지만 안윤모의 호랑이 그림과는 180도 다르다. 유난히 큰 눈과 여린 손, 머리에서 자라는 뿔 같은 선인장은 편안함보다는 어찌할 바 모르는 불안의 정서를 드러내고 있다.

유난히 힘들고 외로웠던 시절, 작가는 우연히 입양받은 고양이와 하루 종일 대화하며 고양이 그림을 그리기 시작했단다. 초창기 트라우마가 짙게 배어나던 고양이 인간은 최근 들어 많이 부드러워졌다. 점차 고양이에서 인간을 닮아가고 있다. 사시로 표현되던 눈동자도 정면을 직시하고 있다. 만다라의 형상을 닮은 눈동자에선 불교미술을 전공한 작가의 이력이 엿보인다. 털도 훨씬 정교해졌다. 선 하나만 잘못 그어도 수정이 불가능한 콩테를 사용하면서도 만지면 풍성한 털의 부드러운 촉감이 전해지는 듯 실제감 있게 그려냈다.

성유진은 "불안과 같은 부정적인 것에서 에너지를 찾아왔는데, 요즘 들어 세상과 대화를 하면서 표현이 많이 부드러워졌다"고 했다. 051-731-0373.

 

이상헌 기자 ttong@busan.com

 

lastnews_busanilbo.gif  | 26면 | 입력시간: 2009-12-29 [09:23:0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