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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rt & Culture
경제 신문에서 찾는 미술 투자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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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남표, Instant Landscape 82, 193×130cm, 2008 성유진, Blooming, 162.2×130.3cm, 2008
즘은 하루가 멀다고 경기 침체를 전망하는 기사가 쏟아진다. 비록 개인이라도 시장에서 영향력 있는 전문가라면 그의 한마디에 글로벌 기업, 혹은 한 국가의 신용 등급까지 요동친다. 그렇다면 미술 시장은 어떨까. 미술 시장도 최근의 경제 불안으로 영향을 받을 수밖에 없다. 하지만 어느 누구도 미술 시장을 속 시원하게 전망해 주거나 조언해 주지 않는다. 정확히 말하면 못하고 있다. 그만큼 미술 시장을 객관적으로 분석한 통계 수치나 연구 결과가 없다는 것이다. 또한 미술 시장의 체질 역시 근본적으로 너무나 허약한 실정이다.

그런데 최근 넘쳐나는 경제 관련 기사들을 꼼꼼히 살펴보면 의외로 미술 투자에 참고할 사항이 많다. 어차피 미술 시장 역시 일반적인 경제 논리를 근간으로 할 수밖에 없다. 나름대로의 논리로 불투명한 경기를 분석하고 새로운 대안과 전망을 내놓은 기사 속에서 미술 시장에 응용할 사례들이 제법 있다.

“중소기업이 살아야 나라가 산다”

“비올 때 우산을 빼앗지 말라.” 지난 10월 중소기업 관련 한 대책 회의에서 언급된 이명박 대통령의 말이다.

미술 시장 역시 마찬가지다. 지금이야말로 미술품 유통 구조의 가장 근본적인 부분과 작가들의 창작 여건에 관심을 기울여야 할 때다. 21세기는 문화 경쟁의 시대라고 입을 모은다. 당장은 총체적인 경제 위기에 봉착한 나머지 먹고살 것 외엔 전혀 관심을 보이지 않는다. 그러나 머지않아 경기가 회복 주기를 맞았을 때 우리는 무엇을 준비했는가에 따라 희비가 엇갈릴 것이다. 지금은 미래를 준비할 적기다.

왜 미술 분야에도 관심과 투자가 필요한지 살펴보자. 보통 일반 학과 출신은 사회 진출을 위한 진로가 다양한 반면, 예술 계통은 지극히 한정적이다. 초기엔 작가의 길을 걷거나 아니면 그 주변부에 머무르게 된다. 현재 우리나라 미술 관련학과 졸업생은 어림잡아도 5000여 명이 넘는다고 한다. 여기에 한국미술협회에 정식 등록한 작가는 최소 2만5000명, 미등록 일반 미술가들까지 합치면 10만 명은 족히 넘는다. 미술품 유통에 관련한 화랑 종류는 500곳 정도 되며, 군소 미술품 경매사는 20여 곳 등이다. 이 외에 비영리 국공립 및 사립미술관, 전시나 출판 관련 기획사, 미술학원, 하청 업체 등까지 합친다면 미술 영역 종사자는 적지 않다.

현재 국내 미술품 유통 관련 순수 시장 규모는 3500억 원 내외다. 사방에서 미술 시장이 급격히 팽창했다고 곁눈으로 보고 있다. 그러나 이 수치는 과연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국가인 우리나라 경제 규모와 비교할 때 적당할까. 국제 미술 시장에서 인지도가 높은 유명 작가의 작품 중에 1000억 원을 호가하는 예는 드물지 않다. 그렇게 본다면 우리나라 미술 시장 규모 총예산으로 세계적 작가의 작품 3~4점을 사면 그만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미술 시장 전반적인 체질을 개선하고 육성하는 데는 매우 인색하다.

앤서니 볼턴의 투자 10계명


세계적 자산운용사 피델리티 인터내셔널의 대표인 앤서니 볼턴은 역발상 투자의 대가, 가장 공격적인 펀드매니저, 투자 세계의 해리포터 등 다양한 닉네임을 갖고 있다.

앤서니 볼턴의 한 인터뷰 기사 중에 ‘현재 글로벌 증시는 과연 어떤 상황인가. 지금이라도 팔아야 하나’라는 질문에 대한 그의 답변이 인상적이다. 여기에 그는 “거꾸로다. 나는 희망에 들떠 있다. 지금 주식을 팔아 치운 사람은 분명 후회할 것이다. 두려움(Fear)을 이겨내고 보유 주식을 포기(Capitulation)하지 말아야 한다. 오히려 사들여야 하는 기회의 순간이다”라고 확신에 찬 답변을 보낸다. 그는 평소 투자 10계명을 두고 있다고 한다. 이 노하우를 미술품 투자에 응용해도 그럴 듯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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앤서니 볼턴의 투자 10계명

① 간단명료한 원칙을 견지하라.
② 일정 기간을 정해 자신의 투자 원칙을 재점검하라.
③ 투자할 기업의 비즈니스 성격을 간파하라.
④ 경영자의 말을 직접 들어라.
⑤ 다른 투자자들보다 두 박자 먼저 생각하고 행동하라.
⑥ 기업 내부자들의 주식 거래를 면밀히 살펴라.
⑦ 상황이 나쁘면 매입 가격은 빨리 잊고 과감히 손절매하라.
⑧ 기업의 절대적인 가치에 관심을 기울여라.
⑨ 기업의 과거 실적에 매달리지 마라.
⑩ 대중의 통념과 반대로 투자하라.

① 간단명료한 원칙을 견지하라: 미술품 구매는 초기부터 적지 않은 지출이 요구된다. 또한 필요에 의해 구매하는 일반 상품과는 달라 주변의 분위기에 따라 충동구매 소지가 높다. 이 때문에 구입 목적과 명확한 원칙을 세워놓는 것이 중요하다.
② 일정 기간을 정해 자신의 투자 원칙을 재점검하라: 어느 투자건 일정 주기별 점검은 필수적이다. 특히 미술품은 트렌드 변화와 적지 않은 영향 관계가 있기 때문이다.
③ 투자할 기업의 비즈니스 성격을 간파하라: 작품을 구입할 작가나 대외적인 활동 역량이나 비전을 주시해야 좋은 컬렉션을 완성해 갈 수 있다.
④ 경영자의 말을 직접 들어라: 최근엔 작가를 전담해 관리해 주는 화랑이나 관리자가 따로 있다. 따라서 관심 작가의 발전을 위한 어떤 계획을 갖고 있는지 간혹 점검할 필요가 있다.
⑤ 다른 투자자들보다 두 박자 먼저 생각하고 행동하라: 투자는 적절한 타이밍이 관건이다. 누구나 관심을 기울이는 종목(작품)이라면 이미 정점에 다다랐다는 얘기다. 잠재적 블루칩 발굴과 유망 작가를 선별하는 안목을 키우는 것이 중요하다.
⑥ 기업 내부자들의 주식 거래를 면밀히 살펴라: 내부자 거래는 일반 투자자에게 큰 손실을 안겨줄 수 있다. 미술계 역시 일부에선 소위 ‘작전’에 의한 작품 가격 왜곡 사례가 있을 수 있다. 이럴 경우는 반드시 시장 자체에서 퇴출하는 특단의 조치가 필요하다.
⑦ 상황이 나쁘면 매입 가격은 빨리 잊고 과감히 손절매하라: 미술품은 좀 다르다. 일반 투자 종목은 단기적인 사이클로 리듬을 타지만 미술품은 최소 2~3년에서 5년 내외는 봐야 한다. 미술 투자의 핵심은 작품에 투자하는 것이 아니라 작가의 비전에 투자해야 성공할 수 있기 때문이다.
⑧ 기업의 절대적인 가치에 관심을 기울여라: 아마도 이 ‘절대적인 가치’란 작가적 역량, 혹은 중·장기적인 비전에 비교할 수 있을 것이다.
⑨ 기업의 과거 실적에 매달리지 마라: 현명한 투자자라면 과거의 시행착오를 교훈으로 삼을 것이다.
⑩ 대중의 통념과 반대로 투자하라: 역발상 전략이다. 간혹 남들이 모두 “노”라고 할 때 “예스”라고 할 수 있는 용기와 신념이 필요하다.
김윤섭 한국미술경영연구소 소장·미술평론가


한국미술경영연구소가 주최하는 기획초대전에 MONEY 독자 여러분을 초대합니다.

전시명 : 그림 좋~다(KAMI’s Choice: The Soul of Korean Contemporary Art)
기간 : 인사아트센터 3층 전관
초대 작가 : 이정웅 도성욱 박성민 윤병락 김현식 이길우 이이남 변웅필 데비한 임태규 황순일 신동원 성태진 김성엽 권두현 이강욱 천성명 이호련 지용호 정지현 두민 신영미 성유진 윤기원 김남표
출품작 : 작가별 기본 2점 /평면-50~80호, 입체-최대 2m 이내. 합계 50점 내외.

*12월 29일(월) 오후 3시 전시장을 방문하는 독자께는 김윤섭 소장의 미술 강좌가 무료로 제공됩니다.

문의 : (02)741-16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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